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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by forever-nini 2021. 10. 2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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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올해

특히나 시간이 잘 가는 느낌이에요

일상이 단조로워지니

어제가 오늘같고 내일도 오늘과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특별함을 기대하기 어려워졌죠

 

저에게 아주가까운 곳에서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일이 있어요

 

 

 

 

 

 

 

 

저희집 옆에 오래된 주택이 하나 있었어요

별 생각 없이 지나갔는데 

어느날부터인가 공사를 시작하려는지

사람들이 이사를 가고, 창틀을 떼어내고 

대문을 떼어내더라구요

 

그러고는 가림막이 설치됐는데

조금 무서운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던 여느때와 같이 회사를 다녀왔는데

그 집이 없어져 있었어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던 집인데

이렇게 폭삭 무너져 있다니

눈으로 보면서도 허무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러면서 어린시절 생각이 났어요

우리가 살던 아파트가 재개발을 결정하면서

이사 날짜를 받아놓고 기다리는 상황이었죠

저희는 2차에 해당해서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걸로 기억해요

우리집과 먼 쪽부터 아파트를 하나씩 철거해 나가기 시작했어요

 

당시 초등학생이었는데 등교길에 보였던 동이 

하교길에는 폭삭 무너져 있는 걸 매일같이 봤어요

더 좋은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린나이에 이유모를 공허함을 느꼈어요

 

옆집이 철거되는 모습을 보니

어린시절 느꼈던 감정이 상기되면서

그당시 저의 상황들도 자연스레 떠올랐어요

 

그때의 공기, 기분, 냄새도 나는 것 같고

걱정없이 지냈던, 네 가족이 함께 살았던 그때가 어제처럼 느껴져요

 

 

 

 

 

철거된 며칠 후에는 건설폐기물을 모두 운반했는지 

터만 남았어요

 

이렇게 한달정도 진전이 없다가

 

 

 

 

 

 

 

 

새로운 건물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여섯시 반에 일어나면 항상 뚱땅뚱땅

부지런히 작업하는 소리가 들려요

 

그냥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새 건물을 세우는 것이지만

그 안에는 그 집을 스쳐간 많은 사람들의 추억, 감정, 호흡이 기억속에 남아있을거에요

이런 변화를 보면서 어린시절을 회상하는 저처럼

어떤 분들에게도 오랜 기억으로,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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