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옇다 못해 캄캄하다
서른이면 집도 있고 차도 있을 줄 알았다 어릴적 아빠가 할머니한테 했던 것 처럼, 나도 이나이 쯤이면 내 부모님을 봉양까지는 아니더라도 받은 걸 돌려드릴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은 갖추게 될 줄 알았다. 근데 그렇게 되는게 참 힘들다. 90년대 초반생들은 역대 가장 힘든 한국을 살아내려고 태어난 세대이다. 어릴적 IMF를 겪고 2008년 경제위기, 사스, 메르스, 에볼라, 그리고 지독한 코로나까지. 걷기 시작한 때부터 고난이 펼쳐졌으며 최악의 입시제도와 취업률을 뚫어야 하는 세대이다. 나는 운좋게도 악명높은 헬조선의 입시와 취업을 적당히 돌파해 내 이름 들으면 아는 대학, 이름 들으면 아는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럼에도 눈앞이 뿌옇다 못해 캄캄하다. 뿌옇게 경계를 흐리고 있는 이 사진이 서른을 맞이하는 지금..
생각
2021. 11. 6. 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