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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손

일상

by forever-nini 2022. 1. 1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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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니니에오

 

오늘은 손톱을 깎다가 떠오른 생각을 적어볼까 해요

 

저는 손톱을 바짝 깎는 것을 좋아해요. 전에는 손톱에 인조 팁도 붙이고 매니큐어도 시간내어 발랐었는데 한번 바짝 깎은 손톱에 맛을 들이고 나니 손톱이 조금도 길어있는 것을 못보겠더라구요.

계속 기르던 사람은 손톱이 예쁘게 자라는데, 짧던 손톱이 조금 자라나면 금방 더러워지고 예쁘게 자라지도 않아서 금방금방 잘라내 버리게 되었어요. 그렇게 몇년을 짧은 손톱으로 살았던 것 같아요.

 

주변에 친구들이 월급날이 지나면 예쁜 네일아트를 받고 오기도 하는데 그럴때면 너무 예뻐서 나도 하고싶다는 생각이 막막 들어요. 하지만 일단 먼저 떠오르는게 가격이죠. 저렇게 예쁘게 하려면 비쌀텐데, 쏙오프 할때도 비용이 들고 손톱도 많이 상할텐데 생각을 하니 나같은 귀차니스트는 안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그 생각을 접어버리고 다시 짧은 손톱으로 돌아가요.

 

그렇게 깔끔해서, 비용이 부담되어서 짧은 손톱을 유지하다보니 장점도 있더라구요. 일단 타자치는게 정말 편해요. 회사에서 하루에 대부분을 보내고 집에 가서도 자판을 두드리는 시간이 많은 투잡러는 손을 가만히 두는 시간보다 자판위에서 춤추는 시간이 더 많아요. 데싱디바 같은 팁을 붙였을 땐 오타도 곧잘 났었지만 지금은 오타따위 용납하지 않죠 훗.

 

그러던 지난 12월, 회사에서 외부 강의를 등록해줘서 참여할 일이 생겼어요. 매주 목요일 4시간씩 4주간 진행되는 세션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참석자 간에 유대가 생기더라구요. 그렇게 많이들 친해진 상태에서 마지막 주의 세션을 진행하는데 그분이 제 손을 바라보며 '참 성실한 손이네요' 라고 말씀하셨어요. 순간 제 손이 주목받고 있다는 느낌이 드니 부끄러워서 '핳 아니에요 손톱 짧게 깎는걸 좋아해서..'라고 말꼬리를 흐렸지만 기분이 웬지 모르게 좋더라구요. 열심히 일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해서 얻은 돈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아서 짧은 손톱을 선택한건데 저의 그 '열심'을 간단한 한 문장으로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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